젤렌스키, 미·러 경유 거래 강력 비판…"푸틴 생일선물"

젤렌스키, 미·러 경유 거래 강력 비판…"푸틴 생일선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미국과 러시아가 러시아산 경유를 대규모로 공급하기로 합의한 것을 두고 "전쟁을 장기화하는 투자"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9일(현지시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러시아산 경유를 미국과 세계 시장에 대규모로 공급하기로 합의했다고 발표했으며, 러시아 측도 이 같은 방침을 확인했다.

"푸틴에 주는 선물, 평화 가져오지 않아"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푸틴에게 주는 선물은 평화를 가져오지도 않고 문명 세계에 어떤 이익도 주지 않을 것"이라며 "러시아는 경유 거래를 더 많은 테러와 배신행위로 갚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러시아가 석유제품을 판매하도록 허용하는 것은 끝내야 할 전쟁을 장기화하도록 투자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주장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미국 온라인 매체 악시오스와의 인터뷰에서도 이번 거래에 대해 "공정하지도 않고 정직하지도 않다"며 "푸틴에게 주는 생일 축하 선물 같다"고 비난했다. 푸틴 대통령은 최근 74번째 생일을 맞았다.

"종전 협의서 경유 거래 언급 없었다"

특히 젤렌스키 대통령은 며칠 전 미국 대표단과 종전 조건을 협의하는 과정에서 미국 측이 러시아와의 경유 거래 가능성을 단 한 번도 거론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미국과 러시아의 이번 경유 거래 결정은 우크라이나와 유럽 각국에 충격을 줬으며, 미국과 서방 동맹국들 사이에 새로운 갈등을 촉발했다고 악시오스는 짚었다.

영국 "우크라이나 지원·대러 제재 유지"

거래 발표 후 영국 정부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을 지속하고 러시아를 계속 압박하겠다는 입장을 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 영국 정부 대변인은 "우리는 우크라이나가 스스로를 방어하는 데 필요한 군사적·재정적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국제사회 파트너들과 계속 긴밀히 협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영국이 지금까지 부과한 가장 강력한 제재 체제를 통해 러시아에 대한 압박을 유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영국은 우크라이나 지원을 이어가면서도 러시아에 대한 제재 수위를 낮추지 않겠다는 방침을 분명히 한 셈이다.

이번 합의를 둘러싼 미국과 유럽 동맹국 간 입장 차이는 향후 대러 제재 공조와 우크라이나 지원 체계에 적지 않은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에너지 시장에서는 러시아산 경유의 대규모 공급이 국제 유류 가격과 공급망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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