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40대 여성, 성폭력 신고했으나 '조사 불참'으로 종결…이후 스토킹 남성에 살해

제주 40대 여성, 성폭력 신고했으나 '조사 불참'으로 종결…이후 스토킹 남성에 살해

제주에서 스토킹과 교제폭력 신고 대상이었던 60대 남성에게 흉기에 찔려 숨진 40대 여성이 지난 3월 성폭력 관련 신고까지 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경찰은 피해자가 조사에 협조하지 않아 증거 불충분으로 사건을 종결했고, 결국 7개월 뒤 여성은 같은 남성에게 살해당했다.

3월 성폭력 신고, 조사 불참으로 종결

13일 제주경찰 등에 따르면 살인 혐의를 받는 60대 남성 A씨는 지난 3월 5일 피해 여성 B씨로부터 성폭력 관련 신고를 당했다. B씨는 A씨가 성관계 영상을 유포하겠다고 협박했다는 취지로 경찰에 신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신고 이후 B씨가 피해자 조사에 출석하지 않는 등 수사에 협조하지 않아 증거 불충분으로 사건이 종결됐다.

앞서 지난해 10월에도 B씨가 A씨를 스토킹 혐의로 신고했지만, 경찰은 사건을 접수하지 않았다. 경찰은 피해자가 이번에도 조사에 성실히 임하지 않고 가해자에 대한 처벌을 원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스토킹처벌법 개정에도 접수 안 된 까닭

다만 스토킹처벌법상 반의사불벌죄 조항이 폐지됨에 따라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더라도 신고가 접수되면 사건을 처리하도록 제도는 바뀐 상태였다. 그럼에도 해당 신고는 접수되지 않았다.

성폭력 신고 및 스토킹 신고가 종결됨에 따라 경찰은 A씨에 대한 접근금지 등 잠정조치도 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이후 지난 5월에도 교제폭력 관련 신고가 접수되는 등 여러 차례 관련 신고가 이어졌다.

스마트워치 지급됐지만 신고 못 해

A씨는 이날 오전 1시 38분께 제주시 연동의 한 호텔 앞 길거리에서 B씨를 흉기로 찔러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B씨에게 지난달 16일 스마트워치를 지급했으며, 보복 폭력 피해 우려에 따라 B씨를 112신고 시스템상 안전조치 관리 대상으로 등록한 상태였다.

하지만 B씨는 사건 당시 착용하고 있던 스마트워치로 신고조차 하지 못한 채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A씨가 B씨의 몸을 붙잡아 강제로 끌고 가고 폭력을 행사하는 등 갑작스러운 공격으로 B씨가 스마트워치를 작동시키지 못한 것으로 보고 있다.

반복된 신고에도 이어진 방치

이번 사건은 성폭력과 스토킹, 교제폭력 신고가 여러 차례 접수됐지만 수사와 보호조치가 제대로 이어지지 않으면서 결국 살인으로 비화한 사례로 기록됐다. 피해자가 수사에 협조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사건이 종결되고, 잠정조치도 이뤄지지 않은 사이 가해자와 피해자의 접촉은 계속됐다.

경찰은 피해자 보호를 위한 제도가 마련돼 있었음에도 현장에서 작동하지 못한 점을 두고 사건 경위를 확인하고 있다. 피해자 지원 체계와 위험도 평가, 긴급 대응 절차 전반에 대한 점검이 뒤따를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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