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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 인프라 수요가 공급을 크게 웃도는 가운데, AI 붐의 최대 제약 요인이 반도체나 전력 부족이 아니라 자금 조달이 될 수 있다고 브로드컴과 인텔의 최고경영자(CEO)가 경고했다. 혹 탄 브로드컴 CEO와 립부 탄 인텔 CEO는 12일(현지시간) 싱가포르에서 열린 DBS 아시아퓨처포워드 컨퍼런스에 참석해 AI 투자 사이클의 지속 가능성과 자본 조달 부담을 둘러싼 진단을 내놨다.
메모리·전력 병목은 완화 전망
혹 탄 CEO는 "지난 2년간 여러 차례 병목 현상이 발생했지만, 그때마다 극복해왔다"며 "지금의 메모리 부족도 1년 뒤에는 상황이 달라져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웨이퍼 부족이 2028년 또는 2029년에 완화될 수 있고, 신규 발전설비가 가동하면서 전력 공급 여건도 개선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 같은 전망은 그동안 AI 확산의 핵심 장애물로 꼽혀온 메모리와 전력이 시간이 지나면 상당 부분 해소될 수 있다는 의미다. 실제로 최근 AI 서버용 고대역폭메모리(HBM)와 첨단 칩 수요가 급증하면서 공급 부족과 가격 상승이 이어졌고, 데이터센터 전력 확보도 주요 현안으로 떠올랐다.
"최대 제약은 자본…자본비용 상승이 과제"
혹 탄 CEO는 이어 "최대 제약 요인은 자본일 수 있다는 게 내 생각"이라고 밝혔다. 반도체나 전력 같은 물리적 병목보다 자금 조달 여건이 AI 확장의 실질적인 한계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진단이다.
인텔의 립부 탄 CEO도 자금 조달 우려에 공감을 나타냈다. 그는 "앞에 놓인 시급한 과제가 있다면 자본과 자본비용의 상승"이라면서 "또다른 도전은 투자자들이 투자자본수익률(ROI)을 보기를 원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두 CEO의 이런 진단은 채권 금리 상승 등 전 세계적인 고금리 기조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나왔다.
CNBC는 인프라 투자 비용이 올라가면 데이터센터 건설과 첨단 칩 구매 비용이 상승해, 수익을 내기까지 수년이 걸리는 AI 프로젝트의 수익성에 막대한 타격을 줄 수 있다고 풀이했다. 조달 비용이 높아질수록 대규모 장기 투자의 회수 기간이 길어지고, 이는 기업들의 투자 결정을 늦추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단기 수요는 여전히 공급 초과
자금 조달 우려에도 불구하고 두 CEO는 AI 컴퓨팅 인프라에 대한 단기적인 수요가 강력하다는 입장을 유지했다. 브로드컴의 혹 탄 CEO는 "단기적인 AI 컴퓨팅 인프라 수요는 공급이 따라가지 못할 정도이며 이러한 불균형은 2029년에서 2030년까지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인텔의 립부 탄 CEO 역시 향후 2∼3년간은 컴퓨팅 파워에 대한 수요와 AI 애플리케이션 도입 확대로 인해 급격한 둔화가 없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적어도 당분간은 칩과 서버, 데이터센터를 둘러싼 투자 사이클이 꺾이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으로 읽힌다.
성장 지속 여부는 '실질 이익'에 달려
다만 향후 몇 년 뒤에도 성장을 유지할지 여부는 결국 기업들이 AI를 통해 실질적인 이익을 입증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두 CEO 모두 입을 모았다. 브로드컴의 혹 탄 CEO는 "차세대 AI 모델 도입이 기대에 못 미치거나 성능 향상이 지체된다면 컴퓨팅 인프라 수요가 꺾일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인텔의 립부 탄 CEO 또한 "효율성을 높이고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해 AI 투자가 눈에 보이는 성과로 돌아오는지를 증명해야 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결국 기술 발전 속도와 투자 회수 가능성이 AI 인프라 수요의 향방을 가를 핵심 변수라는 뜻이다.
이번 발언은 AI 관련 설비 투자가 사상 최대 규모로 늘어난 가운데 나왔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메모리와 전력 같은 공급망 병목이 완화되더라도, 자본 조달 비용과 수익성 입증이라는 조건이 충족되지 않으면 투자 확대 흐름이 예상보다 빨리 꺾일 수 있다는 경고로 해석된다. AI 인프라 밸류체인에 참여하는 국내 반도체·장비·전력기기 기업들 역시 글로벌 투자 사이클의 지속성과 자금 조달 여건 변화를 함께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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