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소 애프터마켓 한 달…개미 순매수 1위 삼성전자우, 순매도 1위는 SK하이닉스

거래소 애프터마켓 한 달…개미 순매수 1위 삼성전자우, 순매도 1위는 SK하이닉스

한국거래소가 지난달 14일부터 오후 4시부터 8시까지 운영하는 애프터마켓을 개설한 지 약 한 달이 다가오면서 개인투자자들의 매매 패턴이 뚜렷하게 드러나고 있다. 개장 이후 이달 8일까지 거래소 애프터마켓에서 개인투자자가 가장 많이 순매수한 종목은 삼성전자 우선주인 삼성전자우로, 총 723억원어치를 사들였다. 반면 가장 많이 순매도한 종목은 SK하이닉스로 순매도액이 921억4천만원에 달했다.

개인 순매수 1위 삼성전자우

11일 한국거래소와 코스콤 체크에 따르면 지난달 14일부터 이달 8일까지 거래소 애프터마켓에서 개인투자자는 삼성전자우를 총 723억원어치 순매수하며 일평균 약 45억2천만원의 매수 우위를 보였다. 삼성전자 보통주가 675억3천만원으로 뒤를 이었고, 한화에어로스페이스 44억7천만원, 이수페타시스 35억9천만원, DB하이텍 35억3천만원 등도 순매수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개인이 가장 큰 규모로 순매도한 종목은 SK하이닉스였다. 순매도액은 921억4천만원에 달했으며, 삼성전기 315억3천만원, 현대모비스 128억3천만원, 두산에너빌리티 105억5천만원, 한전기술 80억1천만원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외국인은 SK하이닉스 집중 매수

외국인은 거래소 애프터마켓에서 개인과 정반대의 행보를 보였다. 외국인은 SK하이닉스를 1천15억4천만원어치 순매수하며 가장 많이 사들였고, 삼성전기가 330억1천만원으로 뒤를 이었다. 반면 순매도 상위 종목에는 삼성전자우 831억1천만원과 삼성전자 504억9천만원이 이름을 올렸다. 개인이 삼성전자를 사들이고 SK하이닉스를 파는 동안 외국인은 그 반대편에 선 셈이다. 이는 같은 기간 정규장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개인과 외국인 모두의 순매도 상위 1·2위에 올랐던 것과는 다른 양상이다.

기관은 거래소 애프터마켓에서 두산에너빌리티를 131억5천만원어치로 가장 많이 순매수했고, 삼성전자를 157억1천만원어치로 가장 많이 순매도했다.

일평균 거래대금 1조2천645억원

거래소는 지난달 14일 기존 오후 4∼6시 시간외 단일가 매매를 폐지하고 오후 4∼8시 실시간 거래가 가능한 애프터마켓을 신설했다. 이에 따라 대체거래소 넥스트레이드(NXT) 거래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던 종목도 저녁 시간에 실시간으로 사고팔 수 있게 됐다.

개장 이후 이달 8일까지 16거래일간 거래소 애프터마켓의 일평균 거래대금은 1조2천645억원, 거래량은 약 5천592만2천주로 집계됐다. 이 기간 거래소 애프터마켓 거래대금은 정규장 거래대금의 약 4.78% 수준이었다. 같은 기간 NXT 애프터마켓의 일평균 거래대금은 1조7천8억원, 거래량은 약 1천173만7천주였다. 일평균 거래대금 기준으로 NXT가 거래소의 약 1.35배를 기록했다.

다만 코스피와 코스닥을 나눠보면 양상이 달랐다. 코스피 종목의 일평균 애프터마켓 거래대금은 거래소가 7천712억원, NXT가 1조5천129억원으로 NXT가 우위를 점했다. 반면 코스닥에서는 거래소가 4천933억원으로 NXT의 1천879억원보다 2.5배 넘게 컸다. NXT는 우량주 위주로 일부 종목을 선별해 거래하는 반면, 거래소 애프터마켓에서는 NXT 거래 대상에 포함되지 않은 종목도 사고팔 수 있어서일 수 있다.

개인 비중 89.4%…유동성 과제 남아

거래소 애프터마켓의 거래를 주도한 것은 단연 개인 투자자였다. 거래소가 제공한 자료를 분석한 결과, 이 기간 전체 거래대금에서 개인이 차지한 비중은 89.4%였다.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7.9%, 1.6%에 그쳤다.

저녁 시간 거래의 선택지는 넓어졌지만, 실제 개인투자자들의 체감은 제각각이었다. 연합뉴스가 만난 20대 A씨는 군 복무 중이어서 일과를 마친 뒤 투자하기 위해 애프터마켓을 이용한다고 했다. 다만 그는 "이미 NXT가 있었던 데다 별도 홍보를 접하지 못해 거래소 애프터마켓과의 차이를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20대 직장인 B씨는 "정규장보다 호가창 움직임이 적어 거래가 진행 중인지 헷갈릴 때도 있었다"고 전했다.

거래가 뜸한 시장에서는 유동성이 충분한지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 호가가 충분히 쌓이지 않으면 소규모 주문에도 가격이 크게 움직일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거래소 애프터마켓에서는 개장 첫날 1천112건의 변동성완화장치(VI)가 발동했으나, 지난 8일에는 이 수가 426건으로 줄었다. 거래소는 애프터마켓 출범 1주일 만에 불공정거래에 대비해 감시·예방·공매도 분야별 3명씩 총 9명으로 구성된 '애프터마켓 특별감시 TF'를 연말까지 운영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해외 전문가들 "신뢰와 사고 대응이 관건"

해외 시장 관계자들은 거래시간 연장의 근간이 결국 신뢰와 사고 대응 역량이라고 봤다. 티모시 커디히 미국 증권예탁결제원(DTCC) 최고위험관리책임자(CRO)는 최근 열린 '코리아프리미엄위크 2026'에서 거래시간이 늘어나면 투자자 참여가 확대될 수 있지만, 시간대별로 거래가 분산돼 유동성이 부족해지거나 통상적인 인력 운영시간 밖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단순히 시장이 더 오래 거래할 수 있느냐가 아니라 청산·결제·시장감시·사고 대응 역량이 시장을 뒷받침할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밥 맥쿠이 미국 나스닥 부회장은 연합뉴스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모든 시장에 일률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방식은 없다"면서도 "각 시장은 실제 운영 상황을 평가하고, 접근성이 확대된 상황 속에서도 투자자 보호 체계와 운영 절차, 시장 안전장치가 효과적으로 작동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는 12월 6일(현지시간) 시작 예정인 나스닥의 주 5일·하루 23시간 거래에 대해서는 "거래 모델에 정해진 유지보수 시간과 명확한 운영 절차를 포함했다"며 "변화하는 투자자 요구에 맞춰 시장이 발전하면서도 참여자들이 기대하는 신뢰와 투명성, 안정성을 지속적으로 제공하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나아가 그는 기술 자체는 거래시간 연장의 여러 요소 중 하나일 뿐이라며 운영 절차와 리스크 통제, 데이터 배포, 시장 감시, 결제 업무 등 전반에 걸쳐 업계가 함께 준비해야 한다고 봤다.

정수민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미국은 안정적인 수요가 야간거래를 지원하고 있다"며 "우리나라도 애프터마켓 이후의 야간 시장의 유동성을 확보할 만큼 수요가 있을지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거래소 애프터마켓이 안착 단계에 접어들면서 개인 중심의 거래 구조가 유지될지, 기관과 외국인 참여가 확대될지가 향후 시장의 방향을 가를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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